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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역법 체계로서의 연호

동아시아의 전통적 시간 관념에서 연호(年號)는 단순한 수치적 기호를 넘어, 군주가 하늘의 명을 받아 세상을 다스린다는 천명(天命) 사상과 결합한 독특한 역법 체계이다. 연호는 특정 시기에 이름을 붙여 해를 세는 방법으로, 군주가 즉위하거나 국가에 상서로운 일이 있을 때 새롭게 제정되었다. 이를 개원(改元)이라 하며, 이는 과거와의 단절과 새로운 통치 질서의 수립을 상징하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였다. 전근대 동아시아에서 시간의 흐름을 규정하고 명명하는 권한은 오직 최고 통치자인 군주에게만 부여된 배타적 특권이었으며, 백성들은 군주가 공포한 연호를 사용함으로써 그 지배 체제 안에 편입되었다.

역법 체계로서의 연호는 황제나 국왕이 우주의 질서를 지상에 투영하는 수단인 역서(曆書)의 반포와 궤를 같이한다. 전통적인 유교적 정치 철학에 따르면, 군주는 하늘의 운행을 살피어 백성에게 정확한 때를 알려줄 의무가 있었다. 이를 관상수시(觀象授時)라 하며, 연호는 이러한 시간의 사유화와 공표를 시각화하는 장치였다. 따라서 연호를 제정하고 사용하는 행위는 곧 해당 영토 내에서 독자적인 주권과 정통성을 행사하고 있음을 대내외적으로 선언하는 의미를 지녔다. 즉, 연호는 단순한 연대 측정의 도구가 아니라 왕권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상징적 토대였다.

동아시아의 국제 질서 속에서 연호는 사대교린(事大交隣)의 원칙을 가늠하는 척도로 기능하였다. 중국의 황제를 천하의 유일한 지배자로 인정하는 조공 체제 하에서, 주변국들이 중국 왕조의 연호를 받아들이는 행위는 그 정통성을 인정하고 정치적 질서에 순응한다는 복속의 표시였다. 반면, 고구려고려의 일부 시기, 그리고 대한제국 선포 이후와 같이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한 사례는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자국을 천하의 중심으로 설정하려는 황제국으로서의 자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이처럼 연호는 국가 간의 위계 구조와 외교적 역관계를 규명하는 핵심적인 지표로 활용되었다.

연호의 명칭 선정에는 당대 지배층의 정치적 지향점과 경전에 근거한 상징 체계가 집약되어 있다. 주로 서경(書經)이나 주역(周易)과 같은 유교 경전에서 문구를 인용하여, 태평성대를 기원하거나 군주의 덕치(德治)를 강조하는 글자를 조합하였다. 이는 연호가 단순한 시간의 구분을 넘어, 그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과 통치 이념을 함축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연호는 동아시아 문명권에서 시간과 정치가 결합하여 만들어낸 독창적인 역사 기록 및 통치 기술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체제는 근대 서구의 서력기원이 도입되기 전까지 동아시아인의 삶과 세계관을 규정하는 가장 강력한 시간의 틀로 작동하였다.

개념과 정의

연호(年號)는 군주가 재위 기간이나 특정 시기에 부여하는 고유한 명칭으로, 동아시아 전통 사회에서 연대를 표기하는 핵심적인 기년법(紀年法)이다. 어원적으로는 ’해(年)의 이름(號)’을 의미하며, 이는 물리적으로 무한하게 흐르는 시간의 흐름 속에 인위적인 마디를 지어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이다. 역법(曆法) 체계 내에서 연호는 서력기원(A.D.)과 같은 절대적 기년법과 달리, 군주의 즉위나 국가적 상서(祥瑞) 등 특정한 사건을 기점으로 시간이 새롭게 시작됨을 선포하는 상대적·가변적 시간 체계의 성격을 지닌다.

전통적인 동아시아의 천하관에서 시간은 단순히 자연적인 물리 현상이 아니라, 제왕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권위인 천명(天命)을 지상에 구현하는 통치 질서의 일부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새로운 연호를 제정하여 선포하는 행위는 군주가 우주적 질서를 주관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였다. 이는 유교적 정치 이상인 ’정삭(正朔)을 받든다’는 개념과 직결되는데, 여기서 정삭이란 한 해의 시작인 정월(正月)과 한 달의 시작인 초하루(朔)를 의미한다. 군주가 역법을 제정하고 연호를 반포하는 것은 백성에게 삶의 기준이 되는 시간을 부여하는 시혜적 조치이자, 해당 통치권 내의 모든 존재가 군주의 시간 질서 속에 편입되었음을 상징한다.1)

연호는 단순한 숫자 표기를 넘어 군주의 통치 이념과 시대정신을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상징 체계이다. 연호를 정하는 개원(改元)의 과정은 대개 유교 경전인 서경이나 주역 등의 전고(典故)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군주는 자신이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나 국가의 안녕에 대한 염원을 표출한다. 예를 들어, 질병이나 재해와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연호를 바꾸는 것은 과거의 불운한 시간을 단절하고 상서로운 새로운 시간으로 진입하겠다는 주술적·정치적 의지의 표명이었다.

정치적 측면에서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는 행위는 해당 국가가 타국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주권정통성을 지니고 있음을 선언하는 의미를 내포한다. 중국의 황제가 제정한 연호를 받아들이는 사대(事大) 관계에서의 연호 사용은 중화 중심의 세계 질서에 순응한다는 정치적 복속의 증표였으나, 고구려의 ’영락(永樂)’이나 대한제국의 ’광무(光武)’와 같은 독자적 연호의 사용은 자국 중심의 독자적인 천하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2) 이처럼 연호는 동아시아 역사에서 시간의 기록이라는 실용적 목적을 넘어, 통치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강력한 정치적 도구로 기능하였다.

역사적 기원과 변천

연호(年號, Era Name)는 군주가 즉위하는 해에 붙이는 명칭으로, 동아시아 전통 사회에서 시간의 흐름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군주의 통치권을 상징하는 핵심적인 역법 체계이다. 연호의 기원은 고대 중국의 한 무제(漢武帝)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140년, 한 무제는 즉위와 함께 건원(建元)이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인류 역사상 최초의 제도적 연호를 수립하였다. 이전까지는 단순히 군주의 재위 연수를 세는 방식인 왕기(王紀)를 사용하였으나, 무제는 특정 명칭을 부여하여 시간의 단위를 구분함으로써 황제의 권위가 하늘의 시간 흐름과 결합해 있음을 대내외에 선포하였다. 이는 유교적 천명(天命) 사상과 결합하여 황제가 하늘을 대신하여 시간을 다스린다는 ’수시력법(授時曆法)’의 관념을 구체화한 것이었다.

중국에서 확립된 연호 제도는 중화 사상의 확산과 함께 주변 국가로 전파되었다. 한반도에서는 고구려광개토대왕이 391년에 영락(永樂)이라는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한 것이 확인된 최초의 사례이다. 이는 고구려가 중국의 역법 체계에 종속되지 않고 자국 중심의 천하관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신라 역시 법흥왕 시기에 건원(建元)이라는 연호를 사용하는 등 독자적 연호 체계를 구축하였으나, 7세기 중엽 진덕여왕 대에 이르러 당나라의 연호를 받아들이면서 사대 관계의 상징적 징표로 변화하였다. 이후 고려조선 왕조에서는 대외적으로 중국 왕조의 연호를 사용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국가적 자존심이나 정치적 필요에 따라 독자적 연호를 선포하려는 시도가 간헐적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645년 다이카 개신(大化改新)을 통해 다이카(大化)라는 연호를 처음 도입하였다. 일본의 연호 사용은 중국이나 한국과는 다른 독특한 전개 과정을 거쳤다. 일본은 중국 왕조에 책봉을 받는 관계가 아니었기에 창건 초기부터 독자적인 연호를 지속적으로 사용해 왔으며, 이는 일본 천황의 권위를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장치로 기능하였다. 베트남 또한 10세기 독립 왕조인 정조(丁朝)가 수립된 이후 중국의 연호와는 별개로 자국만의 연호를 사용하여 황제국으로서의 위상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연호는 동아시아 각국에서 단순한 연도 표기 수단을 넘어, 국가의 독립성과 정통성을 상징하는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었다.

연호 제도의 운영 방식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였는데, 특히 명나라와 청나라 시기에 확립된 일세일원제(一世一元制)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초기에는 상서로운 일이 있거나 재난을 물리치기 위해 한 군주의 재위 기간 중에도 수시로 연호를 바꾸는 개원(改元)이 빈번하였다. 그러나 명나라의 홍무제 이후 군주 한 명당 하나의 연호만을 사용하는 원칙이 정착되면서, 연호는 곧 해당 군주의 치세를 상징하는 고유명사로 굳어졌다. 이러한 전통은 근대화 과정에서도 유지되어, 일본의 메이지 유신 이후 법제화되었으며 대한제국에서도 고종이 황제로 즉위하며 광무(光武)라는 연호를 사용하여 자주독립의 의지를 표명하였다.

근대 이후 서구식 그레고리력서력기원이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에서 연호는 공식적인 시간 기록 체계로서의 지위를 상실하였다. 중국은 1912년 중화민국 수립과 함께 민국(民國) 기원을 사용하다가 현재는 서력을 전면 도입하였고, 한국 역시 1962년 ’연호에 관한 법률’을 통해 서력기원을 공용 연호로 규정하였다. 다만 일본은 현대에도 ’원호법(元号法)’에 근거하여 레이와(令和)와 같은 연호를 공문서와 일상생활에서 서력과 병행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는 연호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특정 문화권의 역사적 연속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는 사회 문화적 기제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연호 제정과 확립

한 무제의 건원 연호 사용을 기점으로 명청 시대의 일세일원제에 이르기까지 중국 역대 왕조의 제도를 다룬다.

한국의 연호 사용과 전개

삼국 시대의 고구려 영락부터 대한제국의 광무에 이르기까지 한국 역사 속 독자적 연호와 중국 연호 사용의 양상을 분석한다.

일본의 연호 계승과 운용

다이카 개신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일본의 독특한 연호 문화와 근대 이후의 제도적 정착 과정을 살핀다.

명명 원칙과 상징 체계

연호의 제정은 단순한 기년(紀年)의 시작을 넘어, 군주가 새로운 시대를 선포하고 자신의 통치 철학을 집약하여 표현하는 고도의 정치적·상징적 행위이다. 연호를 명명할 때는 임의로 글자를 조합하기보다는 반드시 유서 깊은 고전 문헌에서 근거를 찾는 전고(典故)의 원칙을 따랐다. 이는 군주의 권위가 성현의 가르침과 역사적 정통성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함이다.

주요 전고의 원천은 유교의 핵심 경전인 사서오경(四書五經)이다. 특히 국가의 통치 규범을 담은 『서경』(書經)과 우주의 원리를 설명하는 『주역』(周易)은 연호 명명의 가장 중요한 보고(寶庫)로 활용되었다. 예를 들어, 국가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태평(太平)’, ‘정관(貞觀)’, ‘건안(建安)’ 등 경전 속의 길한 문구에서 글자를 채취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군주가 천명(天命)을 받들어 지상을 다스린다는 유교적 이상 국가의 의지를 반영한다.

연호의 상징 체계는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과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 이는 하늘과 인간, 특히 군주의 행위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상이다. 이에 따라 국가에 상서로운 징조가 나타나면 이를 기념하여 연호를 고치는 상서 개원(祥瑞改元)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흰 사슴이나 봉황의 출현, 혹은 희귀한 천문 현상 등이 발생했을 때 ‘신룡(神龍)’, ’경운(慶雲)’과 같은 연호를 사용하여 하늘의 축복을 공식화하였다. 반대로 큰 지진이나 가뭄, 전염병과 같은 재앙이 닥치면 실추된 민심을 수습하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재이 개원(災異改元)을 단행하기도 하였다.

글자 선정에 있어서는 국가의 지향점과 시대정신이 투영된다. ‘원(元)’, ‘시(始)’, ‘건(建)’과 같은 글자는 왕조의 창업이나 새로운 질서의 수립을 의미하며, ’화(和)’, ‘안(安)’, ‘평(平)’ 등은 전란의 종식과 사회적 안정을 갈구하는 염원을 담는다. 또한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에 기반하여 각 왕조가 상징하는 오행의 덕운(德運)에 부합하는 글자를 선택함으로써 통치의 정당성을 보완하였다.

연호의 구조는 전통적으로 두 글자를 사용하는 이자제(二字制)가 정착되었으나, 시대와 국가에 따라 세 글자 이상의 연호가 등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명나라와 청나라 시기에 이르러 한 군주의 재위 기간에 하나의 연호만을 사용하는 일세일원제(一世一元制)가 확립되면서, 연호는 가변적인 상징물에서 군주 그 자체를 상징하는 고정된 칭호로 성격이 변화하였다. 이 시기의 연호는 군주의 사후 묘호(廟號)와 더불어 해당 시대를 규정하는 가장 강력한 기호로 기능하게 되었다.

이처럼 연호의 명명 원칙과 상징 체계는 동아시아 군주제 국가에서 정통성을 시각화하고, 시간이라는 추상적 개념에 정치적 생명력을 불어넣는 핵심적인 기제로 작용하였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당대 사회가 지향하던 최고의 가치와 우주관이 응축된 문화적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고전 문헌의 인용과 전고

서경이나 주역 등 유교 경전에서 길한 글자를 채택하는 전통적인 명명 방식을 분석한다.

통치 이념과 시대정신의 반영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이나 군주의 정치적 지향점이 연호에 어떻게 투영되는지 고찰한다.

정치적 기능과 사회적 의미

동아시아의 전통적 정치 체제에서 연호(年號)는 단순한 시간의 계측 단위를 넘어, 군주가 우주의 질서와 인간 사회의 시간을 일치시킨다는 ’시간의 지배’라는 관념을 형상화한 정치적 도구였다. 연호의 제정은 새로운 군주가 즉위하거나 국가의 중대한 변화가 있을 때 행해지는 핵심적인 통치 행위로서, 이는 군주가 하늘로부터 천명(Mandate of Heaven)을 받았음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녔다. 따라서 연호를 공포하고 이를 통용하게 하는 과정은 특정 정권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였다.

정치적 측면에서 연호는 천하관(Worldview)의 투영이자 국제 질서 내에서의 위상을 규정하는 지표였다. 중국 중심의 조공-책봉 체제 아래서 중국 황제의 연호를 사용하는 것은 그 정통성을 승인받고 중화 질서에 편입됨을 의미하는 외교적 행위였다. 반면,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는 행위는 중국과 대등한 황제국임을 자처하거나 자국 중심의 독자적인 천하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강력한 독립 의지의 표현이었다. 고구려의 ’영락(永樂)’이나 고려 초기 및 대한제국기의 독자적 연호 사용은 이러한 자국 중심의 정체성과 주권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었다.

또한 연호는 국가의 행정력을 공고히 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기능을 수행하였다. 모든 공문서와 법령, 역사서에 동일한 연호를 기록하게 함으로써 국가 전체의 시간 기준을 통일하였으며, 이는 중앙집권적 통치 체제를 강화하는 밑바탕이 되었다. 백성들이 일상적으로 연호를 사용하는 행위는 곧 군주의 지배권 아래 있음을 매 순간 확인하는 사회적 기제로 작용하였다. 특히 개원(改元)을 통해 새로운 연호를 선포하는 것은 과거의 부정적인 기운을 씻어내고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이데올로기적 전환점이 되었으며, 이를 통해 민심을 수습하고 사회적 응집력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었다.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연호의 명칭은 당대 지배층이 지향하던 가치와 시대정신을 함축하는 상징 체계였다. 주로 유교 경전인 서경이나 주역 등에서 채택된 길상(吉祥)의 글자들은 평화, 번영, 정의 등 국가가 실현하고자 하는 이상적인 목표를 반영하였다. 이러한 명칭은 피지배층에게 군주의 통치 철학을 전파하는 교육적 효과를 가졌으며, 공통된 시간의 이름을 공유함으로써 구성원들 사이에 국가 공동체로서의 일체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였다. 결국 연호는 물리적 시간을 정치적·사회적 의미로 재구성하여 통치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핵심적인 제도적 장치였다고 할 수 있다.

천하관의 표출과 정통성 확립

독자적 연호 사용이 대외적으로 자국 중심의 천하관을 선포하고 대내적으로 정통성을 확보하는 기능을 수행했음을 밝힌다.

시간의 지배와 군주권 강화

백성들에게 공통된 시간 기준을 부여함으로써 군주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정치적 상징성을 분석한다.

근대 이후의 변화와 현황

서력기원의 도입으로 인한 연호 제도의 쇠퇴와 특정 국가에서의 현대적 잔존 양상을 다룬다.

서력기원의 도입과 연호의 폐지

근대화 과정에서 국제 표준인 서력기원이 채택되며 전통적인 연호 체계가 공식 기록에서 사라진 과정을 설명한다.

현대 일본의 연호 운용과 사회적 영향

오늘날까지 연호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연호가 현대 사회의 정체성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다.

집단적 구호 제창으로서의 연호

집단적 구호 제창으로서의 연호는 특정 인물의 성명이나 집단의 지향을 담은 짧은 문구를 다수의 구성원이 일제히 반복하여 발성하는 사회적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시간 기록 체계인 연호와 언어적으로 동음이의어 관계에 있으나, 사회학 및 심리학적 관점에서는 집단의 응집력을 극대화하고 특정 대상에 대한 지지나 요구를 가시화하는 강력한 의례(Ritual)적 수단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언어적 소통을 넘어, 소리의 공명과 리듬의 반복을 통해 참여자들 사이의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고 집단 정체성을 확인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에밀 뒤르켐(Émile Durkheim)이 제시한 집단적 열광(Collective Effervescence)의 메커니즘이 작용한다. 개별 주체들이 동일한 시간과 공간에서 같은 구호를 외칠 때, 개별적인 자아 의식은 약화되고 집단 전체를 관통하는 거대한 정서적 에너지에 통합된다. 이때 발생하는 동시성(Synchronicity)은 참여자들에게 강력한 소속감과 고양된 심리적 상태를 제공하며, 이는 개인이 혼자서는 표출하기 어려운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외부로 발신하는 동력이 된다. 이러한 발화의 구조적 특징은 고도의 반복성과 리듬감에 있으며, 이는 복잡한 논리적 설득보다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호소력을 지닌다.

정치적 맥락에서 연호는 정치적 의사소통의 한 형태로서 카리스마(Charisma)적 권위를 승인하거나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민주주의 사회의 집회나 선거 운동 과정에서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연호하는 행위는 해당 인물에 대한 집단적 지지를 상징적으로 전시하는 것이며, 이는 현장에 참여하지 않은 대중에게도 강력한 정치적 압박이나 선동의 효과를 미친다. 또한, 이는 지배 권력에 대한 저항의 수단으로도 사용되는데, 억압적인 상황에서 공통의 구호를 외치는 행위는 개별 구성원의 공포심을 상쇄하고 집단적 저항 의지를 결집시키는 심리적 방어 기제로 작동한다.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연호 문화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영역은 스포츠대중문화이다. 스포츠 경기장에서 관중들이 선수나 팀의 이름을 연호하는 것은 단순한 응원을 넘어, 관중 스스로를 경기의 보조적 주체로 인식하게 만드는 사회적 촉진(Social Facilitation) 현상을 일으킨다. 이는 선수의 수행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관중석 내의 낯선 이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대중음악 공연, 특히 팬덤(Fandom) 문화 내에서 나타나는 연호는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상호작용을 완성하는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팬들이 정해진 박자에 맞춰 아티스트의 본명이나 특정 문구를 외치는 행위는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공연 예술의 일부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팬덤은 자신들의 결속력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한다.

결과적으로 집단적 구호 제창으로서의 연호는 인간의 본능적인 리듬감과 사회적 결합 욕구가 결합된 복합적인 사회 현상이다. 그것은 언어의 의미 전달 기능을 넘어 소리의 물리적 힘과 집단의 수적 우위를 결합하여 특정한 가치를 성역화하거나,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상징적 권력을 창출한다. 현대 사회의 다원화된 맥락 속에서도 연호는 여전히 집단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집단 행동의 양식으로 존속하고 있다.

개념과 행동 양식

연호 행위의 언어적 특성과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발화의 구조적 특징을 정의한다.

사회적 기능과 심리적 효과

연호가 집단의 응집력을 강화하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심리적 기제를 설명한다.

집단 응집력 강화와 일체감 형성

동일한 대상을 반복적으로 외침으로써 구성원 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집단적 정체성을 공유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정치적 의사 표현과 선동의 수단

정치적 집회에서 특정 인물을 지지하거나 요구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연호가 활용되는 양상을 고찰한다.

분야별 사례와 양상

스포츠, 정치, 대중문화 등 다양한 사회적 맥락에서 나타나는 연호의 구체적 사례를 제시한다.

스포츠 응원 문화에서의 연호

경기장에서 선수나 팀의 이름을 연호하며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 방식과 그 문화적 특성을 다룬다.

대중 공연과 팬덤 문화의 연호

공연 중 아티스트의 이름을 외치는 행위가 팬덤의 결속력과 공연의 완성도에 기여하는 측면을 설명한다.

1)
이욱, 근대 이행기 동아시아의 紀年法 - 제왕의 시간에서 민족/국민의 시간으로,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127623
2)
연호(年號)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37005
연호.1776117011.txt.gz · 마지막으로 수정됨: 저자 flying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