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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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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권

운수권의 정의와 법적 성격

운수권(Traffic Rights)은 국제 항공 노선에서 특정 국가의 항공기가 타국의 영공을 통과하거나 착륙하여 여객, 화물, 우편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허용된 권리를 의미한다. 학술적으로는 국가 간의 합의를 통해 부여되는 상업적 운송 권한의 총체로 정의되며, 이는 현대 국제법의 근간인 영공 주권 원칙을 전제로 한다. 대한민국 항공사업법 제16조에서는 운수권을 “외국 정부와의 항공 회담을 통하여 항공기 운항 횟수를 정하고, 그 횟수 내에서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는 권리”로 명시하고 있다.1) 이러한 운수권은 단순히 항공기가 물리적으로 이동하는 범위를 넘어, 국가 간 경제적 이익을 교환하고 조정하는 핵심적인 매개체로 기능한다.

운수권의 법적 근거는 1944년 체결된 국제 민간 항공 협약(Convention on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이른바 시카고 협약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시카고 협약 제1조는 “모든 국가는 자국 영토 상공의 공간에 대하여 완전하고 배타적인 주권을 가진다”고 선언함으로써, 국가 주권의 범위를 지표면에서 상공으로 확장하였다.2) 이러한 배타적 영공 주권 원칙에 따라, 타국 항공기가 한 국가의 영공에 진입하거나 지상 시설을 이용하는 행위는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주권 국가의 명시적인 허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특히 동 협약 제6조는 정기 항공 서비스(Scheduled air services)의 경우, 해당 국가의 특별한 허가나 승인 없이는 타국 영공을 비행하거나 착륙할 수 없음을 규정하고 있어, 운수권이 국가 간의 양자 항공 협정(Bilateral Air Services Agreement, BASA)을 통해 구체화되는 법적 메커니즘을 뒷받침한다.

공법적 관점에서 운수권의 성질은 국가가 보유한 공공 자산이자 행정상 특허(Franchise)로 분석된다. 운수권은 국가가 외국과의 협상을 통해 확보한 유한한 자원이며, 이를 개별 항공사에 배분하는 행위는 특정 항공사에게 독점적 또는 과점적인 권리를 형성해 주는 설권적 처분에 해당한다. 따라서 운수권은 항공사의 사적 소유물이 아니며, 국가가 공익적 목적과 항공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관리하고 통제하는 공공재적 성격을 띤다. 만약 항공사가 배분받은 운수권을 일정 기간 사용하지 않거나 법령을 위반할 경우, 국가는 이를 회수하여 재배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이는 운수권이 국가의 정책적 의지에 종속된 행정 행위의 결과물임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운수권은 국가의 영공 주권에서 비롯된 권한을 타국에 양도하거나 공유하는 법적 장치이며, 그 실질은 국가 간 상호주의(Reciprocity) 원칙에 기반한 조약상의 권리이다. 동시에 국내법적으로는 항공 운송이라는 공공서비스의 효율적 제공을 위해 국가가 항공사에 부여하는 특별한 권리로서, 고도의 공공성과 정책적 관리의 대상이 되는 특수성을 지닌다.

운수권의 개념적 범위

운수권(Traffic Rights)은 국제법영공에 대한 국가의 배타적 주권을 전제로 하여, 특정 국가의 항공기가 타국의 영역 내에서 수행할 수 있는 활동의 허용 한계를 규정하는 법적 권리이다. 1944년 체결된 시카고 협약(Chicago Convention) 제1조는 모든 국가가 자국의 영토 위에 위치한 영공에 대하여 완전하고 배타적인 주권을 가짐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타국 항공기가 한 국가의 영공에 진입하거나 착륙하여 영업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로부터 명시적인 권리를 부여받아야 하며, 이러한 권리의 총체를 운수권이라 정의한다.

운수권의 개념적 범위는 크게 기술적 범위와 상업적 범위로 구분된다. 기술적 범위는 항공기의 안전 운항과 항행을 지원하기 위한 물리적 권리를 의미하며, 타국의 영공을 단순히 가로질러 비행할 수 있는 영공 통과권(Right of Overflight)과 급유나 정비 등 비영업적 목적을 위해 착륙할 수 있는 기술적 착륙권(Technical Stop)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기술적 권리는 국제 항공의 안전과 효율성을 위해 비교적 넓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으나, 여전히 국가의 주권적 통제 하에 놓여 있다.

상업적 범위는 운수권의 핵심적인 경제적 가치를 형성하는 영역으로, 타국의 공항에서 여객, 화물, 우편물을 유상으로 운송할 수 있는 권리를 포괄한다. 이는 항공기가 자국에서 출발하여 상대국에 내리거나(제3의 자유), 상대국에서 승객을 태워 자국으로 돌아오는(제4의 자유) 기본적인 운송 권리뿐만 아니라, 상대국을 경유하여 제3국으로 운송을 연장할 수 있는 이원권(Beyond Rights)까지 포함한다. 이러한 상업적 권리는 국가 간의 양자 항공 협정이나 다자간 협약을 통해 구체적인 운항 횟수, 노선, 공급력 등이 결정되며, 각국은 자국의 항공 산업 보호와 소비자 편익 증진이라는 상충하는 가치 사이에서 그 범위를 조정한다.

운수권의 범위를 결정하는 또 다른 축은 대상의 성격이다. 운수권은 원칙적으로 여객(Passenger), 화물(Cargo), 우편(Mail)의 세 가지 범주를 모두 포함하지만, 협정에 따라 특정 범주에 대해서만 권리가 부여되기도 한다. 특히 화물 운송의 경우 여객 운송보다 더 넓은 자유화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선택의 결과이다. 또한 운수권은 정기편(Scheduled Service)과 부정기편(Non-scheduled Service)에 따라 그 승인 절차와 범위가 다르게 적용되는 특성을 지닌다.

운수권의 주요 구성 요소와 개념적 분류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구분 주요 내용 법적·경제적 함의
기술적 권리 영공 통과, 비영업적 착륙 항공 항행의 안전성 및 효율성 확보
상업적 권리 여객·화물·우편의 유상 운송 항공 시장의 접근성 및 영업 자유 보장
지리적 범위 특정 노선, 지점(Point), 이원 지점 항공사 네트워크 구축의 공간적 한계 설정
양적 범위 운항 횟수(Frequency), 공급석 수 시장 내 경쟁 강도 및 공급량 조절

결과적으로 운수권의 개념적 범위는 단순히 물리적인 영공의 이용 권한을 넘어, 국제 항공 운송 시장에서 국가가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타국과 교환하는 상업적 자산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이는 국가 주권의 행사와 국제적 협력이라는 두 가지 원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정의되며, 항공 자유화의 진전 정도에 따라 그 범위는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3) 4)

국가 주권과 영공권의 관계

현대 국제법 체제에서 국가 주권은 해당 국가의 영토영해뿐만 아니라 그 상공인 영공(Airspace)에 대해서도 절대적이고 배타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영공 주권의 개념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항공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국가 안보 및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히며 정립되었다. 특히 1944년에 체결된 국제 민간 항공 협약(Convention on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일명 시카고 협약 제1조는 “모든 체약국은 자국 영역 상공의 공간에 대하여 완전하고 배타적인 주권을 가진다”고 명시함으로써 영공에 대한 국가의 절대적 권한을 국제 표준으로 확립하였다.5)

이러한 배타적 영공 주권 원칙은 해양법에서의 무해통항권(Right of Innocent Passage)이 영공에는 당연히 적용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해양에서는 국제 무역과 항행의 자유를 위해 타국 선박의 평화적 통과를 관습적으로 허용하는 반면, 영공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수직적 공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외국 항공기의 진입에 대해 훨씬 엄격한 통제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외국 항공기가 타국의 영공에 진입하거나 착륙하여 여객 및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주권국의 명시적인 허가나 국가 간 조약에 근거한 권리 부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발생하는 법적 메커니즘이 바로 운수권이다.

영공 주권과 운수권의 관계는 ’권리의 유보와 예외적 허용’이라는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 주권국은 원칙적으로 모든 외항기의 진입을 금지할 권리를 보유하되, 양자 간 혹은 다자 간 항공 협정을 통해 특정 노선이나 운항 횟수에 대한 이용권을 상대국에 부여한다. 이는 국가가 보유한 무형의 영토 자산을 관리하고 배분하는 행정적 특허의 성격을 띠며, 이를 통해 국제 항공 질서 내에서 자국의 항공 산업을 보호하고 국가 간 상호주의(Reciprocity)를 실현한다.6) 즉, 운수권은 국가가 자국 영공에 대한 배타적 지배권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조건과 범위 내에서 그 행사를 허용하는 권리 이전의 산물이다.

결과적으로 운수권은 영공 주권이라는 절대적 권리를 국제적인 상업 활동이 가능하도록 유연하게 전환하는 법적 장치로 기능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를 중심으로 한 국제 사회는 이러한 주권 원칙을 존중하면서도, 항공 운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하늘의 자유(Freedoms of the Air) 원칙을 도입하여 운수권의 단계를 체계화하였다. 이는 국가 주권의 보호와 국제적 항공 교통의 발달이라는 두 가지 상충하는 가치를 조화시키려는 국제법적 노력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운수권의 공법적 성질

운수권(Traffic Rights)의 공법적 성질은 국가 주권의 행사와 행정적 자원 배분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정의된다. 국제법적으로 운수권은 국제민간항공협약(시카고 협약) 제1조가 선언한 국가의 완전하고 배타적인 영공 주권에 그 뿌리를 둔다. 타국 항공기가 자국의 영공을 통과하거나 착륙하여 영업 활동을 수행하는 것은 본래 금지된 행위이나, 국가 간 항공 협정이라는 조약 형식을 통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이러한 국제법적 권리는 국내법 체계로 유입되면서 국가가 보유한 공적 자산으로서의 성격을 띠게 된다.

행정법적 관점에서 운수권의 배분은 특허(Grant)에 해당한다. 이는 일반적 금지를 해제하는 허가(Permit)와 구별되는 설권적 행정행위로, 본래 국가가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항공 운송에 관한 권리를 특정 사업자에게 부여하여 새로운 권리 관계를 창설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항공사는 운수권을 배분받음으로써 특정 노선에서 독점적 혹은 과점적 영업권을 향유하게 되며, 이는 해당 사업자에게 이익을 주는 수익적 행정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다.

운수권은 국가가 국제 협상을 통해 확보한 유한한 자원이라는 점에서 강력한 공공 자산성을 지닌다. 이는 물리적 실체는 없으나 경제적 가치가 매우 높은 무형 자산이며, 국가 전체의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관리되어야 할 공공재적 성격을 내포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운수권은 항공사의 완전한 사유 재산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국가는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운수권 배분 시 일정한 조건이나 의무를 부과하는 부관을 붙일 수 있으며, 항공사가 일정 기간 해당 노선을 운항하지 않는 등 배분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이를 회수하여 재배분할 수 있는 철회권을 보유한다.

또한 운수권의 공법적 성질은 비례의 원칙평등의 원칙에 의한 통제를 받는다. 한정된 국가 자원을 특정 민간 사업자에게 배분하는 과정에서 행정청은 자의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객관적이고 투명한 심사 기준을 적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는 운수권이 단순히 항공사의 영업권을 보장하는 수단을 넘어, 국가의 항공 산업 정책을 실현하고 국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며 국가 경제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공법적 도구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운수권은 국가 주권에 기반한 공적 권한이 행정 처분을 통해 민간의 경제적 권리로 변모된 특수한 형태의 공권이라 할 수 있다.

항공 운수권의 체계와 단계별 구분

국제 항공 질서에서 항공기가 타국의 영공을 이용하거나 착륙하여 영업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권리는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가 정립한 ‘하늘의 자유(Freedoms of the Air)’ 체계에 따라 단계별로 구분된다. 이는 1944년 시카고 협약 체결 당시 제안된 국제 항공 서비스 통과 협정(International Air Services Transit Agreement)과 국제 항공 운송 협정(International Air Transport Agreement)에 근거를 두고 있다. 운수권은 크게 기술적 목적의 자유와 상업적 목적의 자유로 나뉘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국가 간 항공 자유화의 진전에 따라 초기 5단계의 개념을 넘어 총 9단계까지 확장되어 논의된다.7)

제1단계와 제2단계 운수권은 상업적 목적이 배제된 기술적 자유(Technical Freedoms)에 해당한다. 제1단계인 영공 통과권(First Freedom of the Air)은 타국에 착륙하지 않고 그 영공을 가로질러 비행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제2단계인 기술적 착륙권(Second Freedom of the Air)은 급유나 기체 정비 등 운항상의 사유로 타국에 착륙할 수 있는 권리이나, 해당 지점에서 여객이나 화물을 하역하거나 새로 싣는 등의 영업 행위는 금지된다. 이 두 권리는 국제 항공 노선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편적 권리로 간주된다.

상업적 자유의 핵심은 제3단계부터 제5단계까지의 운수권에서 나타난다. 제3단계 운수권(Third Freedom of the Air)은 항공기 등록국에서 타국으로 여객과 화물을 운송하는 권리이며, 제4단계 운수권(Fourth Freedom of the Air)은 반대로 타국에서 항공기 등록국으로 운송하는 권리이다. 이 두 단계는 양국 간의 기본적인 인적·물적 교류를 가능케 하는 양자 항공 협정의 필수 요소이다. 제5단계 운수권(Fifth Freedom of the Air)은 이른바 이원권 또는 제3국 운송권으로 불리며, 자국에서 출발하여 상대국에 도착한 뒤 그곳에서 다시 제3국으로 여객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는 권리를 뜻한다. 이는 항공사가 긴 노선을 운영하며 중간 기착지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제6단계 이상의 운수권은 시카고 협약 당시 공식적으로 정의되지는 않았으나, 국제 항공 시장의 복잡화에 따라 실무적으로 정립된 확장된 개념들이다. 제6단계 운수권(Sixth Freedom of the Air)은 제3국에서 출발하여 자국을 거쳐 다른 제3국으로 운송하는 형태이며, 제7단계 운수권(Seventh Freedom of the Air)은 자국을 전혀 거치지 않고 타국과 제3국 사이에서만 운항하는 권리이다. 이러한 고차원적 운수권은 항공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경쟁력과 직결된다.

마지막으로 제8단계와 제9단계는 타국 내의 지점 간 운송을 의미하는 카보타지(Cabotage)와 관련된다. 제8단계 운수권(Eighth Freedom of the Air)은 자국에서 출발하여 타국 내의 A지점과 B지점을 연결하며 운송하는 연속 카보타지(Consecutive Cabotage)를 의미하며, 제9단계 운수권(Ninth Freedom of the Air)은 자국과의 연결 없이 타국 내 지점들만을 운항하는 단독 카보타지(Stand-alone Cabotage)를 뜻한다. 카보타지는 국가의 영공 주권 및 국내 산업 보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유럽 연합과 같은 단일 항공 시장을 제외하고는 매우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단계적 구분은 각국 정부가 항공 협상을 진행할 때 자국 항공 산업의 이익과 시장 개방도를 조절하는 전략적 지표로 활용된다.

기술적 자유와 상업적 자유

항공 운수권의 체계에서 가장 근본적인 분류 기준은 해당 권리가 항공기의 물리적 이동과 안전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영업 활동을 포함하는지에 있다. 국제 민간 항공 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를 중심으로 한 국제 항공 사회는 이를 하늘의 자유(Freedoms of the Air)라는 개념으로 체계화하였으며, 크게 기술적 자유(Technical Freedoms)와 상업적 자유(Commercial Freedoms)로 구분한다. 이러한 구분은 영공 주권의 배타적 권리와 국제 항공의 효율적 운영이라는 두 가치 사이의 절충안으로서 시카고 협약(Chicago Convention) 체제 수립 이후 국제법적 관행으로 굳어졌다.

기술적 자유는 항공기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달하기 위해 타국의 영공이나 공항을 이용하는 권리를 의미하며, 여기에는 제1단계와 제2단계의 자유가 포함된다. 제1단계의 자유인 영공 통과권(Right of Transit)은 타국의 영공을 가로질러 비행할 수 있는 권리로, 지상에 착륙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제2단계의 자유인 기술적 착륙권(Technical Stop)은 여객이나 화물의 하역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급유나 기체 정비, 기상 악화에 따른 대피 등 비영리적 목적으로만 타국 공항에 착륙하는 권리이다. 이 두 권리는 항공기의 원활한 이동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도적·기술적 조치로 간주되며, 국제항공업무통과협정(International Air Services Transit Agreement, IASTA)에 가입한 국가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보편적으로 허용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상업적 자유는 타국과의 인적·물적 교류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영업 행위를 수반하는 권리로, 제3단계 이상의 모든 자유를 포괄한다. 제3단계와 제4단계의 자유는 자국과 상대국 사이에서 여객 및 화물을 운송하는 권리로, 이른바 직접 운송권이라 불리며 현대 국제 항공 노선 운영의 핵심적 기반이 된다. 나아가 제5단계의 자유인 이원권(Beyond Rights)은 자국에서 출발하여 상대국에 도착한 뒤, 다시 제3국으로 여객을 싣고 나가는 권리를 포함한다. 이러한 상업적 자유는 국가 간의 항공 협정을 통해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교환되며, 각국 정부는 자국 항공 산업의 보호와 시장 개방의 이익을 저울질하며 이 권리의 범위를 엄격히 통제한다.

기술적 자유와 상업적 자유의 분리는 국제항공법의 체계 내에서 국가 주권 행사의 범위를 획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기술적 자유는 국제 민간 항공의 안전과 항행의 효율성을 위해 비교적 다자간 협정의 형태로 폭넓게 인정되는 반면, 상업적 자유는 국가의 경제적 자산으로 간주되어 양자 항공 협정을 통한 개별적 허가가 수반되어야 한다. 따라서 특정 국가가 타국 항공기에 대해 기술적 착륙을 허용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해당 지점에서의 여객이나 화물의 취급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없으며, 상업적 활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별도의 운수권 배분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분법적 구조는 국가가 영공 주권을 보존하면서도 국제 항공 네트워크의 효율성을 도모하는 항공 정책의 핵심적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8)

기본적 운수권의 내용

국제 항공 질서의 근간을 이루는 하늘의 자유(Freedoms of the Air) 체계에서 제1단계에서 제5단계에 이르는 운수권은 항공기가 국경을 넘어 운항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권리들로 구성된다. 이러한 단계적 구분은 1944년 시카고 협약 체결 당시 제안된 국제 항공 서비스 통과 협정(International Air Services Transit Agreement, IASTA)과 국제 항공 운송 협정(International Air Transport Agreement)에 그 법적 기원을 두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는 이를 바탕으로 국가 간 항공기 운항의 허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여 국제 항공 운송의 기술적·상업적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9)

제1단계 운수권은 영공 통과권(Right of Overflight)이라 하며, 특정 국가의 항공기가 타국의 영토에 착륙하지 않고 그 상공을 가로질러 비행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는 항공 노선의 직선화를 가능하게 하여 연료 소모와 비행시간을 단축하는 등 경제적·기술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제2단계 운수권은 기술적 착륙권(Technical Stop)으로, 여객이나 화물의 하역과 같은 상업적 목적이 아닌, 연료 보급이나 기체 정비, 기상 악화에 따른 대피 등 비영업적 사유로 타국에 착륙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 두 권리는 기술적 자유(Technical Freedoms)로 분류되며, 국제 민간 항공의 안전과 효율을 위해 대다수 국가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상업적 이익 창출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상업적 자유(Commercial Freedoms)는 제3단계부터 본격화된다. 제3단계 운수권은 자국 항공기가 자국에서 실은 여객, 화물 및 우편물을 협정 상대국으로 운송하여 내려놓을 수 있는 권리이다. 반대로 제4단계 운수권은 상대국에서 여객 등을 실어 자국으로 운송해 올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들은 흔히 직접 운송권이라 불리며, 양자 간 항공 협정을 통해 상호 호혜 원칙에 따라 교환되는 가장 기본적인 영업권이다. 국가 간 정기 항공 노선이 개설되었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이 두 단계의 권리가 합의되었음을 뜻하며, 이는 국가 간 인적·물적 교류의 핵심적인 토대가 된다.

제5단계 운수권은 이원권(Beyond Rights) 또는 제3국 운송권으로 불리며, 가장 복잡하고 민감한 상업적 권리에 해당한다. 이는 자국 항공기가 자국을 출발하여 A국에 도착한 뒤, 그곳에서 다시 여객이나 화물을 실어 제3국인 B국으로 운송할 수 있는 권리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노선의 연장을 통해 네트워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구간 수요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그러나 이는 A국과 B국 사이의 기존 항공 시장 경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협상 과정에서 국가 간 이해관계가 매우 첨예하게 대립한다. 이와 같은 제1단계에서 제5단계에 이르는 운수권은 국제 항공망의 물리적 연결과 상업적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핵심적인 법적 장치로 기능한다.

영공 통과 및 기술적 착륙권

상업적 목적 없이 타국의 영공을 지나거나 급유 등을 위해 착륙하는 권리를 설명한다.

직접 운송권과 이원권

자국과 상대국 간의 여객 운송 및 제3국으로 연장하여 운송할 수 있는 권리를 분석한다.

확장된 운수권과 카보타지

국제 민간 항공 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가 정의하는 하늘의 자유(Freedoms of the Air) 중 제1단계에서 제5단계까지가 전통적인 국제 항공 질서의 근간을 이룬다면, 제6단계 이상의 운수권은 항공 시장의 고도화와 항공 자유화(Liberalization) 추세에 따라 등장한 확장된 개념이다. 이러한 확장된 운수권은 국가 간의 경계를 넘어선 보다 복잡한 운송 형태를 포괄하며, 특히 타국 내의 지점 간 운송을 의미하는 카보타지(Cabotage) 개념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제6단계 운수권은 제3국에서 출발하여 자국을 거쳐 또 다른 제3국으로 향하는 여객 및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는 기술적으로 제4단계 운수권(타국에서 자국으로의 운송)과 제3단계 운수권(자국에서 타국으로의 운송)의 결합으로 이해될 수 있다. 제6단계 운수권은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 전략을 취하는 대형 항공사들이 자국 공항을 환승 거점으로 활용하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10).

제7단계 운수권은 자국 영토를 전혀 거치지 않고 타국과 타국 사이만을 왕복하며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는 항공사의 운영 기반이 자국 밖으로 완전히 확장된 형태로, 주로 유럽 연합(European Union, EU)과 같이 단일 항공 시장을 형성한 지역 내에서 저비용 항공사(Low-Cost Carrier, LCC)들이 효율적인 기재 운용을 위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카보타지는 본래 해운법에서 유래한 용어로, 외국적 항공기가 특정 국가의 영토 내 지점 간을 운송하는 행위를 지칭한다. 이는 시카고 협약(Chicago Convention) 제7조에 명시된 원칙에 따라 각 체약국이 자국의 국내선 운송 권리를 타국 항공사에 배타적으로 허용하지 않을 권리를 보유함으로써 엄격히 통제되어 왔다11). 그러나 항공 시장의 개방화에 따라 카보타지는 제8단계와 제9단계 운수권으로 구체화되어 논의되고 있다.

제8단계 운수권은 ‘연속적 카보타지(Consecutive Cabotage)’로 불리며, 자국에서 출발하여 타국의 A 지점에 착륙한 후, 다시 그 나라의 B 지점으로 여객을 실어 나르는 권리이다. 반면 제9단계 운수권은 ’독립적 카보타지(Stand-alone Cabotage)’ 또는 ’완전 카보타지’로, 자국에서의 운항과 무관하게 타국 내의 지점들 사이에서만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권리를 뜻한다12).

이러한 확장된 운수권과 카보타지의 허용 여부는 국가의 항공 주권 및 국내 항공 산업 보호 정책과 직결된다. 대다수의 국가는 국내 시장 보호를 위해 카보타지를 금지하고 있으나, 오픈 스카이(Open Skies) 협정을 통해 지역적 통합을 이룬 국가들 사이에서는 시장 효율성과 소비자 편익 증진을 목적으로 이를 전면적 혹은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국제 항공 시장이 국가별 점유율 경쟁을 넘어, 국경 없는 완전 경쟁 시장으로 이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운수권의 배분 방식과 행정 절차

운수권(Traffic Rights)은 국가 간 항공 협정을 통해 확보되는 공적 자산으로서, 특정 항공사에 이를 할당하는 과정은 행정법상의 특허(Grant)에 해당하는 행위이다. 국가가 보유한 제한된 자원을 민간 사업자에게 배분하는 것이므로, 배분 방식은 투명성, 공정성, 효율성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대한민국의 경우 국토교통부 산하의 항공교통심의위원회가 이 과정을 주도하며, 법령에 명시된 객관적 지표에 따라 항공사별 점수를 산정하여 최종 배분 대상자를 결정한다. 이러한 배분 절차는 국가 자산의 효율적 운용과 항공 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배분 절차의 첫 단계는 국가 간 항공 회담을 통한 운수권의 총량 결정이다. 양국 정부는 상호주의(Reciprocity) 원칙에 입각하여 운항 횟수나 좌석 수와 같은 공급력(Capacity)을 합의한다. 이렇게 확보된 운수권은 국토교통부의 배분 공고를 통해 국내 항공사들에게 알려진다. 신청 자격을 갖춘 항공사들이 노선 운영 계획서를 제출하면, 정부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소집한다. 심의 과정에서는 해당 항공사의 안전 운항 능력, 이용자 편익 증진 기여도, 노선 운영의 안정성, 그리고 항공 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사고 이력이나 법령 위반 사례가 있는 항공사는 감점 요인이 적용되어 배분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운수권 배분의 세부 평가 지표는 크게 정량적 요소와 정성적 요소로 나뉜다. 정량적 요소에는 해당 노선의 예상 운임 수준, 운항 주기, 항공기 기종의 현대화 정도, 그리고 항공사의 재무 건전성 등이 포함된다. 이는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하고 서비스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정성적 요소는 항공사의 마케팅 전략, 네트워크 확장 계획, 그리고 해당 노선이 국가 경제 및 관광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 등을 다룬다. 최근에는 탄소 배출 저감 노력이나 ESG 경영 지표가 배분 심사에서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 항공 질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향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배분된 운수권에 대한 사후 관리 및 회수 제도는 자원의 사장(死藏)을 방지하는 핵심 기제이다. 국제 항공업계에서는 이른바 ’사용하지 않으면 상실한다’는 유즈 잇 오어 루즈 잇(Use it or Lose it) 원칙이 통용된다. 대한민국 행정 규칙에 따르면, 배분받은 운수권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일정 기간(예: 연간 20주 이상) 사용하지 않거나 운항 실적이 미달할 경우, 정부는 해당 운수권을 회수할 수 있다. 회수된 운수권은 다시 공고 과정을 거쳐 타 항공사에 재배분된다. 이는 특정 항공사가 독점적으로 권리를 점유하면서도 실제 공급을 하지 않아 발생하는 시장 실패를 예방하고, 노선 간 경쟁을 촉진하여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장치이다.

운수권의 배분과 관리는 단순히 기업의 영업권을 보장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의 항공 네트워크 경쟁력을 결정짓는 전략적 행정 행위이다. 따라서 행정 절차의 각 단계는 행정절차법에 따른 적법 절차를 준수해야 하며, 배분 결과에 대한 불복 절차로서 행정 심판이나 행정 소송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와 같은 체계적인 배분 방식과 엄격한 사후 관리는 제한된 영공 자원을 최적화하여 국가 전체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한다.

국가 간 항공 협정과 총량 결정

국가 간의 운수권은 해당 국가의 영공 주권에 근거하여, 상호 간의 합의를 통해 부여되는 법적 권리이다. 이러한 권리는 통상적으로 항공 협정(Aviation Services Agreement, ASA)이라 불리는 양자 간 조약을 통해 구체화된다. 항공 협정은 특정 국가의 항공기가 상대국으로 운항할 수 있는 노선, 지점, 그리고 운항의 규모를 규정하는 핵심적인 틀을 제공한다. 협정의 체결 및 개정을 위해 양국 정부의 항공 당국은 항공 회담을 개최하며, 이 과정에서 각국은 자국 항공사의 이익 보호와 소비자 편익 증진이라는 상충하는 목표 사이에서 전략적 협상을 진행한다.

항공 회담에서 결정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공급력(Capacity)의 총량이다. 공급력이란 특정 노선에서 운용 가능한 좌석 수나 화물 적재량, 또는 운항 횟수(Frequency)를 의미한다. 공급력 결정 방식은 국제 항공 질서의 변천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는 사전 결정 방식(Pre-determination)이다. 이는 항공기가 실제 운항을 시작하기 전에 양국 정부가 운항 횟수와 투입 기종을 엄격히 합의하는 형태이다. 시장의 수요보다는 국가 간의 균형과 자국 항공사의 보호를 우선시할 때 주로 채택되며, 주로 항공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거나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한 국가 간의 협정에서 나타난다.

둘째는 버뮤다 방식(Bermuda Principle)이다. 이는 1946년 미국과 영국이 체결한 버뮤다 협정에서 유래한 것으로, 공급력 결정의 일차적 권한을 항공사에 부여하되 사후에 정부가 이를 검토하고 조정하는 절충적 모델이다. 항공사는 시장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으나, 상대국 항공사에 부당한 피해를 줄 경우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사전 결정 방식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시장의 효율성을 도입한 진일보한 체계로 평가받는다.

셋째는 항공 자유화(Liberalization) 또는 오픈 스카이(Open Skies) 방식이다. 이는 정부가 공급력이나 운항 횟수에 대한 제한을 완전히 철폐하고, 이를 시장의 자율적인 수요와 공급 원리에 맡기는 체제이다. 항공 자유화 협정이 체결된 노선에서는 항공사가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운항 횟수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으며, 이는 경쟁 촉진을 통한 운임 하락과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진다. 현대 국제 항공 시장은 점진적으로 이러한 자유화 추세를 따르고 있으나, 국가 간 항공 산업의 경쟁력 격차가 큰 경우에는 여전히 공급력 총량을 엄격히 제한하는 양자 협정이 유지되기도 한다.

이러한 공급력 결정 과정은 단순히 기술적인 수치를 정하는 것을 넘어, 국가의 항공 물류 경쟁력과 직결되는 고도의 정책적 행위이다. 확보된 운수권의 총량이 자국 항공 수요를 충당하기에 부족할 경우 항공권 가격 상승과 이용객 불편을 초래하며, 반대로 과도한 공급력 설정은 자국 항공사의 경영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항공 당국은 경제적 타당성 분석과 노선별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최적의 공급력 총량을 결정하며, 이를 통해 국가 간 인적·물적 교류의 규모를 조절하고 항공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한다.

국내 항공사 대상 배분 기준

정부가 확보한 운수권(Traffic Rights)은 항공사업법 제13조 및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국내 항공사에 배분된다. 이는 국가의 공적 자산을 특정 민간 사업자에게 부여하는 행정법상의 특허(Grant) 행위에 해당하며, 따라서 배분 과정에는 엄격한 공정성투명성이 요구된다. 현재 대한민국은 국토교통부 고시인 ’항공노선 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을 통해 구체적인 평가 기준과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범적 틀은 제한된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소비자 후생을 증진하고 국제 항공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둔다.13)

평가 지표는 크게 정량적 평가와 정성적 평가로 구분되며, 가장 우선시되는 기준은 항공 안전 및 보안이다. 항공사는 과거의 사고 이력, 준사고 발생 현황, 그리고 안전관리시스템(Safety Management System, SMS)의 구축 및 운영 수준에 따라 점수를 부여받는다. 이는 항공 운송 서비스의 본질인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로,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항공사에는 운수권 배분 시 불이익을 주거나 신청 자격을 제한하는 등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기능한다. 안전 지표에서의 감점은 다른 평가 항목에서의 우위를 상쇄할 만큼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기도 한다.

이용자 편의성과 노선 운영의 건실성 또한 핵심적인 지표이다. 해당 항공사가 제시하는 운항 스케줄의 적절성, 예상 운임의 경쟁력, 그리고 투입 기재의 현대화 정도 등이 주요 평가 대상이 된다. 특히 특정 노선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할 우려가 있는지, 혹은 기존 노선과의 연계성을 통해 소비자에게 폭넓은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게 고려된다. 이는 대형 항공사(Full Service Carrier, FSC)와 저비용 항공사(Low Cost Carrier, LCC) 간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여 시장의 역동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항공 산업의 발전 및 국가 경제 기여도 역시 주요한 평가 항목으로 다루어진다. 여기에는 지방 공항 활성화를 위한 노력, 신규 노선 개척을 통한 시장 확대 가능성, 그리고 고용 창출 등 사회적 가치 실현 정도가 포함된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으로의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지방 공항을 기점으로 하는 노선을 신청하는 항공사에는 정책적 가점을 부여한다. 이는 운수권 배분이 단순히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넘어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공익적 목표를 수행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14)

배분 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항공노선배분심의위원회를 운영한다. 위원회는 각 항공사가 제출한 사업 계획서를 바탕으로 평가지표에 따른 점수를 합산하여 최종 배분 대상자와 배분 규모를 결정한다. 심의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평가지표의 세부 배점 기준은 법령에 의해 사전에 공고되며, 심의 과정에서 위원의 중립성을 엄격히 관리한다. 이러한 체계적인 배분 기준과 절차는 항공사 간의 과도한 로비나 특혜 시비를 차단하고, 가장 효율적인 운영 능력을 갖춘 사업자에게 운수권을 할당함으로써 국제 항공 네트워크의 질적 성장을 견인한다.

운수권의 회수와 재배분 제도

운수권은 국가가 외국 정부와의 항공 협정을 통해 확보한 공적 자산이며, 이를 특정 항공사에 할당하는 행위는 행정법특허(Grant)에 해당한다. 따라서 항공사는 배분받은 운수권을 성실히 행사하여 국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항공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의무를 지닌다. 만약 항공사가 배분받은 운수권을 실제 운항에 활용하지 않고 보유만 한다면, 이는 국가 자산의 사장(死藏)이자 타 항공사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고 제한된 자원인 운수권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운수권의 회수 및 재배분 제도이다.

이 제도의 핵심적인 운영 원리는 사용-미사용 원칙(Use-it-or-Lose-it rule)이다. 이는 국제 항공 사회에서 통용되는 보편적인 규범으로, 항공사가 일정 기간 동안 배분받은 운수권을 실제 비행에 사용하지 않거나 정부가 정한 최소 운항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해당 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가 강제로 환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민국 항공사업법 및 관련 행정 규칙인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항공사가 운수권을 배분받은 후 지정된 기한 내에 취항하지 않거나, 매년 일정 수준 이상의 운항 실적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국토교통부는 해당 운수권을 회수할 수 있다.

운수권 회수 절차는 항공사의 경영권과 직결되는 중대한 행정 처분이므로 엄격한 법적 요건과 절차적 투명성을 필요로 한다. 일반적으로 정부는 매년 정기적으로 항공사별 노선 점검을 실시하여 운항 횟수와 공급석 활용도를 평가한다. 다만, 천재지변, 전쟁, 해당 국가의 공항 사정, 또는 감염병 확산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인해 운항이 불가능했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회수 조치를 유예하거나 면제하기도 한다. 이러한 예외 규정은 항공사의 예측 불가능한 손실을 방지하고 항공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다.

회수된 운수권은 다시 국고로 귀속되며, 이후 운수권 배분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 노선에 취항할 의사가 있는 다른 항공사들에게 재배분된다. 재배분 과정에서는 기존 사업자의 운항 효율성뿐만 아니라, 신규 진입 항공사의 사업 계획, 소비자 편익 증대 가능성, 안전 운항 능력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이는 시장 내 독점을 견제하고 경쟁 촉진을 통해 항공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제로 작용한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Low Cost Carrier, LCC)의 성장과 함께 운수권 재배분 제도는 대형 항공사(Full Service Carrier, FSC) 중심의 시장 구조를 다변화하고 노선망을 확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결과적으로 운수권의 회수와 재배분은 항공 시장의 자원 배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후 관리 체계이다. 국가가 확보한 유한한 영공 자산이 특정 기업의 사적 이익을 위해 방치되지 않도록 상시 모니터링함으로써, 항공 산업 전체의 역동성을 유지하고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현대 국제 항공 정책은 단순히 운수권의 양적 확대에 그치지 않고, 배분된 권리가 실제 항공 네트워크의 확충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정교화하는 방향으로 진보하고 있다.

국제 항공 질서의 역사적 전개

국제 항공 질서의 역사적 전개는 국가 주권의 절대적 행사에서 시작하여 점진적인 개방과 자유화로 이행해 온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초기 항공법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1919년의 파리 협약(Paris Convention)이다. 이 협약은 각국이 자국 영토 위의 영공에 대해 완전하고 배타적인 주권을 가진다는 원칙을 명문화하였다. 이는 제1차 세계 대전을 거치며 항공기의 군사적 중요성을 인식한 국가들이 안보적 관점에서 영공 관할권을 강화한 결과였다. 그러나 이러한 배타적 주권 원칙은 국제 항공 운송의 확대를 가로막는 법적 장벽으로 작용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국가 간의 상업적 운항을 허용하기 위한 별도의 법적 장치가 필요해졌다.

현대 국제 항공 질서의 실질적인 출발점은 1944년 체결된 시카고 협약(Chicago Convention)이다. 정식 명칭이 ‘국제 민간 항공 협약’인 이 조약은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의 설립 근거가 되었으며, 국제 항공 운송의 기술적 표준과 안전 기준을 정립하였다. 당시 미국은 전 세계적인 항공 자유화를 주장하였으나, 전쟁으로 항공 산업이 황폐해진 유럽 국가들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규제 중심의 질서를 옹호하였다. 이러한 견해 차이로 인해 시카고 협약 본문에는 상업적 운수권에 대한 다자간 합의가 포함되지 못하였다. 대신 별도의 부속 협정인 ‘국제 항공 통과 협정’과 ‘국제 항공 운송 협정’을 통해 하늘의 자유(Freedoms of the Air) 개념이 도입되었다.

시카고 회의에서 상업적 권리에 대한 보편적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국제 항공 질서는 국가 간 일대일로 권리를 교환하는 양자 간 항공 협정(Bilateral Air Services Agreement) 체제로 급격히 재편되었다. 그 전형이 된 것이 1946년 미국과 영국 사이에 체결된 버뮤다 협정(Bermuda Agreement)이다. 이 협정은 노선 지정, 운항 횟수, 운임 결정 등에 있어 양국 정부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규제적 성격을 띠면서도, 항공사의 자율성을 일부 인정하는 절충안을 제시하였다. 이후 전 세계 대부분의 항공 협정은 버뮤다 협정의 형식을 모델로 삼아 체결되었으며, 이는 수십 년간 국제 항공 시장의 독점적 혹은 과점적 구조를 유지하는 법적 근거가 되었다.

1970년대 후반에 이르러 미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규제 완화 움직임은 항공 자유화(Aviation Liberalization)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였다. 1978년 미국의 항공 규제 완화법 제정 이후, 국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시장 경쟁을 촉진하려는 노력이 국제적으로 확산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1992년 미국과 네덜란드 간에 체결된 최초의 오픈 스카이 협정(Open Skies Agreement)으로 구체화되었다. 오픈 스카이 체제는 운항 노선, 횟수, 기종 및 운임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철폐하고 항공사의 상업적 판단에 운수권 행사를 맡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오늘날 국제 항공 질서는 기존의 보수적인 양자주의 체제와 개방적인 자유화 체제가 공존하는 가운데, 점진적으로 다자간 자유화와 항공 시장의 완전 개방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시카고 협약과 국제 표준의 확립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과 함께 항공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전후 국제 항공 질서를 재편해야 할 시급한 과제를 안겨주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1944년 11월, 미국 시카고에 54개국 대표가 모여 국제 민간 항공의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하였다. 이 회의의 결과물인 국제 민간 항공 협약(Convention on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즉 시카고 협약은 현대 국제 항공법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법적 문서이다. 이 협약은 국가의 영공 주권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국제 항공의 안전하고 질서 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다자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였다.

시카고 협약 제1조는 모든 국가가 자국의 영토 위에 위치한 영공에 대하여 완전하고 배타적인 주권을 가진다는 원칙을 명문화하였다. 이는 1919년 파리 협약의 정신을 계승한 것으로, 타국의 항공기가 특정 국가의 영공을 비행하거나 착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국가의 허가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주권 원칙은 운수권이 국가 간 협상과 합의를 통해서만 교환될 수 있는 법적 성질을 갖게 된 근거가 되었다.

당시 회의에서는 항공 시장의 개방 정도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압도적인 항공 경쟁력을 보유했던 미국은 전 세계 영공의 자유로운 이용을 주장하는 ‘하늘의 자유’ 원칙을 강조한 반면, 전쟁으로 인해 항공 산업이 위축된 영국과 유럽 국가들은 과당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운항 횟수 및 운임 통제 등 규제 중심의 질서를 요구하였다. 이 대립으로 인해 시카고 협약 본문에는 상업적 운수권에 관한 포괄적인 합의를 담지 못하였으며, 대신 별도의 부속 협정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채택된 두 가지 핵심 부속 협정은 국제항공통과협정(International Air Services Transit Agreement)과 국제항공운송협정(International Air Transport Agreement)이다. 전자는 무착륙 통과 비행과 비영업적 목적의 기술적 착륙이라는 제1단계 및 제2단계의 자유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다수의 국가가 가입하였다. 반면, 상업적 영업권을 포함하는 제3단계부터 제5단계의 자유를 다룬 후자는 국가 간 이해관계의 차이로 인해 보편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였다. 결과적으로 국제 항공 운수권은 다자간 협정보다는 국가 간 개별적인 항공 협정을 통해 교환되는 양자주의 체제로 전개되는 계기가 되었다.

시카고 협약의 또 다른 중대한 성과는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의 창설이다. ICAO는 UN 산하의 전문기구로서, 국제 항공의 기술적 표준을 정립하고 안전을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협약 제37조에 근거하여 제정되는 국제 표준 및 권고 방식(Standards and Recommended Practices, SARPs)은 항공기 등록, 운항 기술, 통신, 공항 운영 등 전 분야에 걸쳐 통일된 기준을 제시한다. 이러한 기술적 표준화는 서로 다른 법 체계를 가진 국가들 사이에서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보장함으로써, 복잡한 운수권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제공하였다.

결론적으로 시카고 협약은 영공 주권이라는 확고한 법적 원칙 위에 국제 항공의 안전과 표준화를 위한 다자간 협력 구조를 안착시켰다. 비록 상업적 운수권의 완전한 자유화에는 이르지 못하였으나, ICAO를 중심으로 한 국제법적 표준의 확립은 이후 전 세계 항공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정성을 확보해 주었다. 이는 오늘날의 복잡한 항공 네트워크와 운수권 배분 체계가 존재할 수 있게 한 역사적 기점이자 법적 근거로 평가받는다.

버뮤다 협정과 양자주의 체제

영국과 미국 간의 협정을 통해 정립된 양자 간 항공 운수권 교환 모델을 분석한다.

항공 자유화와 오픈 스카이 협정

1940년대 버뮤다 협정 이후 국제 항공 질서는 국가 간의 엄격한 상호주의에 기초하여 운항 횟수, 기종, 운임을 통제하는 양자주의(Bilateralism) 체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 단행된 항공 규제 완화(Airline Deregulation)는 이러한 폐쇄적인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항공 자유화(Liberalization)는 국가가 항공 시장에 직접 개입하여 공급력을 제한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시장의 논리에 따라 항공사가 자유롭게 영업 활동을 결정하도록 허용하는 정책적 전환을 의미한다. 이러한 흐름은 영공 주권의 절대적 행사를 중시하던 전통적 관점에서 경제적 효율성과 소비자 편익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국제 항공 정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이러한 자유화의 흐름을 상징하는 가장 진보된 법적 장치가 오픈 스카이 협정(Open Skies Agreement)이다. 오픈 스카이 협정은 양국 간 항공 노선에 대해 운항 횟수, 지정 항공사 수, 노선 구조, 운임 등에 대한 정부의 통제권을 철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1992년 미국과 네덜란드 사이에 체결된 협정은 현대적 의미의 오픈 스카이 모델을 정립한 선구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 모델은 제3국 운송권(이원권)의 전면 허용과 더불어 항공사가 시장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공급력을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의 연구에 따르면, 항공 자유화는 항공 운송 서비스의 경쟁을 촉진하여 운임 인하와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유도하며, 궁극적으로는 국가 전체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5).

항공 자유화의 확산은 항공 산업의 구조적 재편을 촉발하였다.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효율적인 비용 구조를 갖춘 저비용 항공사(Low-Cost Carrier, LCC)가 급성장하였고, 이는 항공 여행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도 한국과 중국 산둥성 간의 부분적인 오픈 스카이 체결 이후 운임이 하락하고 항공 수요가 급증하는 등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가 실증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16). 이에 대응하여 기존의 대형 항공사(Full Service Carrier, FSC)들은 규모의 경제범위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항공 동맹체(Airline Alliance)를 결성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네트워크 경쟁력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항공 자유화는 소비자 잉여를 증대시키고 관광 및 물류 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친다. 하지만 완전한 시장 개방에는 여전히 다각적인 장벽과 과제가 존재한다. 대부분의 오픈 스카이 협정에서도 타국의 국내선을 운항할 수 있는 권리인 카보타지(Cabotage)는 국가 안보와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여전히 금지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주요 허브 공항의 슬롯(Slot) 부족 문제는 신규 항공사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물리적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항공 교통량 증대에 따른 환경 오염과 탄소 배출 규제 강화 등은 자유화 정책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 과제이다. 따라서 현대 국제 항공 질서는 자유화의 이점을 극대화하면서도 공정한 경쟁 환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운수권의 경제적 가치와 산업적 활용

운수권은 단순히 항공기가 특정 영공을 통과하거나 착륙할 수 있는 법적 권리인 하늘의 자유(Freedoms of the Air)를 넘어, 항공사의 영업 기반을 규정하고 국가 경제의 연결성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전략적 자산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항공 산업에서 운수권은 진입 장벽(entry barrier)이자 동시에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생산 요소로 기능하며, 이를 어떻게 확보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항공사의 경쟁 우위가 결정된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운수권은 공급이 제한된 희소 자원(scarce resource)으로 분류되며, 국가 간 항공 협정을 통해 결정된 운항 횟수와 공급력은 해당 노선의 시장 구조와 가격 형성 메커니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항공사의 입장에서 운수권은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를 강화하는 근간이다. 항공사는 확보된 운수권을 바탕으로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 모델을 구축하며, 이는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와 범위의 경제(economies of scope)를 동시에 실현하는 수단이 된다. 특히 제5의 자유라고 불리는 이원권(beyond rights)의 확보는 항공사가 자국과 상대국 사이의 단순 운송을 넘어 제3국으로 노선을 연장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글로벌 네트워크의 밀도를 높이고 기재 가동률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네트워크 확장은 항공사가 승객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환승 수요를 유치할 수 있게 하여, 단위당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제고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운수권이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관광 산업항공 물류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정 국가와의 운수권 확대는 인적 교류의 접근성을 높여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촉진하며, 이는 지역 경제의 소비 증대와 고용 창출로 연결되는 승수 효과(multiplier effect)를 발생시킨다. 물류 측면에서도 운수권은 글로벌 공급망(supply chain)의 핵심적인 고리 역할을 수행한다. 신속성이 생명인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신선 식품의 경우, 안정적인 운수권 확보를 통한 직항 노선의 운영이 수출입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따라서 정부는 운수권 배분 시 해당 노선이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부가가치와 산업 간 연쇄 효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국가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한다.

항공 시장의 개방과 자유화 추세는 운수권의 산업적 활용 양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항공 자유화(aviation liberalization) 혹은 오픈 스카이(Open Skies) 협정이 체결된 노선에서는 운수권의 제한이 완화되어 항공사 간의 무한 경쟁이 전개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항공사들은 독자적인 노선 운영의 한계를 극복하고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항공 동맹(airline alliance)을 결성하거나 공동 운항(code share)과 같은 전략적 제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는 개별 항공사가 보유한 운수권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파트너사의 노선망을 자사의 네트워크처럼 활용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고도의 경영 전략이다. 결국 운수권은 국가 간의 외교적 교환 대상을 넘어, 항공 산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경제적 기제로 기능하고 있다.

항공사의 네트워크 경쟁력과 노선 전략

운수권 확보가 항공사의 허브 앤 스포크 전략 및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

관광 및 물류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

인적 교류와 화물 운송의 증대가 지역 경제 및 관련 산업에 기여하는 바를 고찰한다.

항공 시장 개방에 따른 경쟁과 협력

항공 시장의 개방, 즉 항공 자유화(Liberalization)와 오픈 스카이(Open Skies) 협정의 확산은 국가가 보유하고 배분하던 운수권의 배타적 권한을 완화하고,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과거 양자 항공 협정 체제하에서는 특정 노선의 운항 횟수와 공급력이 엄격히 제한되어 항공사들이 안정적인 독과점 이윤을 향유할 수 있었으나, 운수권 개방 이후에는 시장의 자율성이 확대됨에 따라 공급자 간의 무한 경쟁 체제로 진입하게 되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저비용 항공사(Low-Cost Carrier, LCC)의 급격한 성장을 견인하였으며, 기존의 대형 항공사(Full Service Carrier, FSC)들로 하여금 가격 경쟁력 확보와 서비스 차별화라는 이중의 과제에 직면하게 하였다.

운수권 개방에 따른 시장 경쟁의 심화는 소비자 후생 증대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항공사 입장에서는 한계 비용에 근접하는 운임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위험을 동반한다. 특히 네트워크 산업의 특성상 특정 노선의 점유율 확보가 전체 네트워크의 효율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자사의 노선망을 보호하고 확장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과 기재 투입 전략을 구사한다. 이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항공사는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인수합병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이는 항공 산업 내의 구조조정과 시장 집중도 변화를 야기하는 핵심 동인으로 작용한다.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항공사들은 단독 운항을 통한 네트워크 확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였다. 운수권이 개방되었다 하더라도 모든 지점에 직접 취항하는 것은 막대한 자본과 운영 리스크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항공 동맹(Airline Alliance)을 결성하여 코드쉐어(Code-share, 공동운항)와 연결편 스케줄 최적화를 통해 실질적인 네트워크 범위를 확장한다. 이러한 협력 모델은 항공사가 직접 운수권을 행사하지 않는 지점까지도 자사의 노선망처럼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개별 항공사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규모의 경제범위의 경제를 동시에 달성하게 한다.

최근에는 단순한 마케팅 제휴를 넘어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인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조인트 벤처는 특정 노선에서 두 개 이상의 항공사가 마치 하나의 회사처럼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며 공동으로 영업하는 형태로, 이는 반독점 면제(Anti-trust Immunity, ATI) 승인을 전제로 한다. 조인트 벤처를 통해 항공사들은 운임 결정, 좌석 관리, 스케줄 편성에서 긴밀하게 협력함으로써 경쟁에 따른 비효율을 제거하고 소비자에게는 보다 다양한 연결편과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현대 항공 시장은 운수권 개방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과,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도화된 협력이 공존하는 코오피티션(Co-opetition)의 양상을 띠게 되었다.

이러한 경쟁과 협력의 역학 관계는 국가 간 항공 정책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각국 정부는 자국 항공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운수권을 개방하는 한편, 자국 항공사가 해외 항공사와 결성하는 조인트 벤처가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여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지 면밀히 검토한다. 따라서 운수권은 더 이상 단순한 운항 권한에 머물지 않고, 항공사가 글로벌 네트워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도구이자 국제 항공 질서의 재편을 주도하는 핵심 변수로 기능하고 있다.

1)
국가법령정보센터, 항공사업법 제16조, https://www.law.go.kr/LSW/lsInfoP.do?lsiSeq=182143
2)
ICAO, Convention on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https://www.icao.int/publications/documents/7300_cons.pdf
3)
ICAO, “Freedoms of the Air”, https://www2023.icao.int/Pages/freedomsAir.aspx
4)
ICAO, “Manual on the Regulation of International Air Transport (Doc 9626)”, https://www.icao.int/Meetings/a39/Documents/Provisional_Doc_9626.pdf
5)
김종복, “시카고협약체계에서의 외국 항공사에 대한 운항증명제도 연구”,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008338
6)
문준조, “민간항공 안전을 위한 법제 연구 : ICAO협약 및 미국국내법 동향을 중심으로”, https://repository.klri.re.kr/handle/2017.oak/5202?mode=full
8)
ICAO, “Freedoms of the Air”, https://www.icao.int/pages/freedoms.aspx
9)
ICAO, “Freedoms of the Air”, https://www.icao.int/Pages/freedomsAir.aspx
11)
Convention on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https://www.icao.int/publications/documents/7300_cons.pdf
13)
국토교통부고시 제2023-535호, 항공노선 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 https://www.law.go.kr/LSW/admRulLsInfoP.do?admRulSeq=2100000227915
14)
김제철, “항공운수권 배분정책의 변화와 향후 과제”, 한국항공우주법학회지 제34권 제1호, https://doi.org/10.20919/KASL.2019.34.1.3
15)
Air transport liberalization and the economic development, https://www.icao.int/meetings/a39/documents/wp/wp_189_en.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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